
지구에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의 무게의 한계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엄청나게 큰 거인, 초거대 유인원 킹콩과 같은 거대한 괴수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 생명체가 실제로 우리가 사는 지구에 존재할 수 있을까?
거대 고릴라 킹콩의 키는 약 100m에 무게는 무려 5만 톤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고생물학자 '조나단 페인'은 지구 생명체들의 신체 크기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지구에서 어떤 생물도 무게 100톤을 초과하는 건 어렵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육지 생물들을 보겠습니다. 코끼리는 육지 동물 중 가장 큽니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무게는 최대 7.5톤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고대 생명체는 어떨까? 고대 생명체 중 큰 생명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공룡이 떠오릅니다. 공룡 중에서 가장 컸던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신장 30m에 체중은 무려 100톤 정도입니다. '조나단 페인' 박사가 말한 100톤이라는 한계치에 거의 다 다른 것입니다. 오늘날의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10배 정도 더 무겁습니다.
바다 생명체는 어떨까?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생명체인 대왕고래는 몸길이 30m에 몸무게는 무려 180톤에 달합니다. 대왕고래가 100톤의 한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바다의 부력 때문입니다. 만약 대왕고래가 육지에 살았다면 100톤을 넘기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거대 괴수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한 신체의 구조와 한계점
영화에 등장하는 키 100m에 무게가 5만 톤인 킹콩을 살펴보겠습니다.
과학자들은 킹콩은 인간하고 거의 비슷한 형태의 골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골격으로는 5만 톤이나 되는 킹콩의 몸무게를 버틸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허벅지 뼈는 인간 무게의 약 10배가 되면 부러집니다. 킹콩도 인간과 같다면 킹콩의 허벅지 뼈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질 것입니다. 혹시나 뼈가 버틴다고 해도 땅이 푹푹 꺼져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가만히 서 있지도 못할 것입니다. 또 만약에 킹콩의 뼈가 보통의 인간보다 훨씬 강하다고 가정해도 뼈의 밀도가 늘어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킹콩의 무게를 지탱하려면 뼈가 훨씬 커야 됩니다. 만약에 뼈가 훨씬 크다고 한다면 콩의 모습은 거의 뼈만 대부분이고, 근육은 매우 적은 모습일 것입니다.
뼈 외에도 다른 문제도 많습니다.
일단 근육의 단면적이 증가하면서 근력이 심하게 약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몸무게가 5만 톤이나 된다면 폐나 심장에 가해지는 압력도 매우 높아집니다. 그래서 폐와 심장은 마치 물속 깊이 들어간 것처럼 쪼그라드는 것입니다.
혈액 순환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심장 근육의 힘이 그대로인데 몸만 커진다면 심장 박동만으로는 온몸에 피를 공급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혈액이 흐르는 혈관의 모습이 단순한 파이프 형태이고, 혈관의 지름이 10배 정도 커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혈액처럼 점성이 있는 유체가 관을 흐를 때는 관 내부 벽면과 마찰 저항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것은 표면적에 비례해서 100배 정도 증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높이에 따른 압력 변화, 모세혈관의 단면적 증가에 따른 압력 변화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혈액순환은 훨씬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호흡도 문제입니다. 지구의 산소 농도는 그대로인데 폐가 크기만 커진 상태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킹콩은 폐에서 적당한 산소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심장의 크기만 커진다면 그나마 얻은 산소를 온몸에 공급할 수도 없습니다. 킹콩의 몸을 유지할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킹콩의 신체는 폐의 크기도 엄청나게 커져야 하고, 심장도 커지고, 근육도 강해져야 하고, 호흡 횟수는 많아져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킹콩은 걷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은 채 호흡해야 되고, 오히려 호흡보조장치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체온 유지도 문제입니다. 클라이버 법칙에 따르면 생명체들의 대사율은 체중에 3/4 제곱에 비례합니다. 즉 몸무게가 커질수록 대사율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파충류보다 10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체온 조절에만 씁니다. 체온을 36.5도에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서 온도를 느끼는 피부 수용체에서 온도 변화를 감지하면, 뇌 시상하부에서 체온 조절을 위한 명령을 내립니다.
코끼리 같은 대형 포유류는 어떨까? 코끼리는 큰 몸집 때문에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코끼리는 체온 조절을 위해서 물속으로 들어가거나 진흙탕에 몸을 비벼서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킹콩의 식사량은 얼마나 될까?
킹콩의 대사율은 어떨까? 굳이 계산을 안 해도 엄청난 양일 것입니다. 킹콩의 몸에서 발생하는 열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몸집이 워낙 커서 신체 내부의 열은 많이 쌓일 것입니다. 그리고 몸을 식히는 과정도 어렵고 오래 걸릴 것입니다.
킹콩의 체온 조절 메카니즘은 인간이랑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킹콩의 크기가 너무 큰 것이 문제입니다. 킹콩의 피부만으로는 체온 조절이 불가능합니다. 킹콩의 몸은 수북한 털로 뒤덮여 있습니다. 냉각이 될래야 될 수가 없는 몸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킹콩이 더 많은 열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코끼리처럼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거나, 냉각을 위해서 귀가 커지거나, 개처럼 헐떡거리거나, 땀을 엄청 많이 흘려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물가나 진흙탕 근처에 서식하면서 수시로 들어갔다 나오면서 몸을 식혀야할 것입니다. 게다가 킹콩은 냉각에 들어가는 시간도 많이 들고, 들어가는 에너지도 많을 것입니다. 체온 조절을 하는 데에만 수백만 칼로리의 식사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킹콩이 이런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다고 해도 결국에는 굶어 죽게 될 것입니다. 먹잇감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킹콩이 먹이를 구하러 돌아다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킹콩은 몸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눈길을 많이 끌게 됩니다. 킹콩은 기습하기도 어려운 몸집이고, 빠르게 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킹콩이 걸어 다닐 때마다 거의 지진 수준의 진동을 일으킵니다.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고 잠이 들어도 지축이 흔들리는 소리와 진동에 깰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인간뿐만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들도 킹콩이 온다는 정보를 빠르게 알아채고 금세 도망칠 것입니다. 이렇게 아마도 킹콩은 절대로 다른 동물들을 잡아 먹을 수 없을 것입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나 코끼리가 초식 동물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왕고래 또한 입에 있는 수염으로 플랑크톤을 걸러 먹고 삽니다.
킹콩의 하루 식사량 또한 엄청날 것입니다. 동물원에 있는 로렌드 고릴라가 비교해 보겠습니다. 로렌드 고릴라의 키는 180cm에 몸무게는 300kg입니다. 고릴라의 하루 식사량은 공식적으로 8.9kg 입니다. 하루에 몸무게의 3% 가량의 음식을 섭취합니다. 이것을 킹콩에게 그대로 대입한다면, 킹콩이 필요한 하루 식사량은 1,500톤이나 됩니다. 코끼리가 6톤 정도의 몸무게이므로 킹콩은 매일 코끼리를 250마리를 잡아 먹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한 달이면 7,500 마리, 일 년이면 코끼리만 9만 마리를 먹어야 됩니다. 만약 킹콩이 육식이 아니라 채식을 한다고 해도 매일 1,500톤의 채식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킹콩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어떨까?
정리하자면 킹콩이 살아남으려면 먹잇감이 풍부하고, 이 먹잇감들이 도망칠 수도 없어야 됩니다. 그리고 먹이들의 크기도 커야 하고, 킹콩이 조금만 움직여서 질 좋은 먹이를 사냥할 수 있어야 됩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절대 이런 환경이 존재하지가 습니다.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킹콩이 지구에서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환경이어야 킹콩의 생존에 유리할까?
먼저 무게를 해결해야 될 것입니다. 화성 같이 중력이 낮은 행성이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1만 5천 톤에 육박하던 몸무게는 6천 톤으로 줄어들면서 뼈와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가 그만큼 적어집니다. 폐가 쪼그라드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심장 박동을 위한 심근육 운동도 수월해집니다. 이런 조건에서 킹콩의 신체는 더 좋은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 사냥도 수월할 것입니다. 근육이나 뼈도 더 잘 버틸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대기에 많은 산소가 있어야 됩니다. 높은 산소 함량은 산소 공급이 어려워서 산소호흡기 없이는 못 살던 킹콩을 뛰어다니게 만들 것입니다. 게다가 산소가 풍부하면 킹콩이 먹는 먹잇감들도 함께 커집니다. 대기 중에 산소가 많아지면 식물도 커지고 곤충들도 거대해집니다. 다른 동물들도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킹콩이 먹이 사냥을 할 때 쓰이는 에너지가 많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킹콩 같은 거대 괴물이 지구에서 생존하는 게 가한지, 거대 괴물이 실제로 지구에 존재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들 말고도 몇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몸집이 너무 큰 탓에 신경의 신호를 보내는 속도가 매우 느려지고, 그만큼 영화에서처럼 재빠른 반응 속도를 보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브라키오사우루스나 코끼리 같은 거대 동물들은 모두 사족보행입니다. 과학자들은 초거대 2족 보행 생명체는 100톤보다 5분의 1 수준인 20톤이 한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킹콩 같은 초거대 괴수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라는 게 명확해집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거대 괴물의 존재는 불가능이기 때문에 영화가 더 재미있는 것입니다. 영화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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