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 / 2023. 2. 23. 09:28

[과학 지식] 빛의 속도를 측정한 과학자들

빛의 속도는 무한하다고 생각했던 시절과 반론

 빛은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가장 빠릅니다. 그 어떤 물질이나 에너지도 빛보다 빠르게 달릴 수는 없습니다. 빛의 속도는 매질에 따라 느려지기도 하지만, 진공에서 초속 2억 9,979만 458m의 속도로 이동합니다. 지구를 1초에 7바퀴 반 돌 수 있고, 지구에서 달까지 1.3초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우리가 시속 200km의 레이싱카를 타고 달까지 간다면 무려 80일이 걸릴 거리를 빛은 1.3초 안에 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느낄 수도 없이 빠른 빛의 속도에 대해 궁금해하고 광속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싶어 했습니다.

 기원전 약 5세기 '엠페도클래스'는 우리가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우리 눈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헤로'는 우리가 눈을 뜨자마자 매우 멀리 떨어진 별이 보이는 이유는 빛의 속도가 무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뒤로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생각은 천 년이 넘게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1021년 이라크의 철학자 '알하이삼'은 이 이론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 어둠에 적응한 눈이 태양과 같은 밝은 물질을 보면 눈이 아플 정도로 부시다는 것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눈에서 빛이 나온다면 태양을 바라봤을 때 눈이 아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눈에서 빛이 나온다기보다는 사물로부터 눈으로 들어오는 어떤 물리적인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한한 속력을 가지는 빛이었습니다. 

천문 현상을 이용한 빛의 속도 측정

 '알하이삼' 이후로 빛은 유한한 속력을 가진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빛은 유한한 속력을 가졌으므로 속력을 측정할 수도 있을 것이었습니다.

 1638년 '갈릴레오'는 두 개의 렌턴을 이용해 광속 측정 실험을 최초로 고안하였습니다. 1.6km 떨어진 곳에 선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렌턴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면, 그 신호를 받고 두 번째 사람이 다시 첫 번째 사람에게 빛을 보내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빛의 속력을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갈릴레오'는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데 실패합니다. 빛은 1.6km의 거리를 100만 분의 5초 안에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위성인 이오를 통해 1676년 처음으로 덴마크의 전문학자인 '레메르'에 의해 빛의 속도가 측정되었습니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는 목성을 42.5시간마다 공전합니다. 그러므로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이오는 42.5시간을 주기로 목성 뒤로 가려집니다.

 하지만 지구 공전 궤도에서 지구가 목성 쪽에 가까이 있을 때는 이 현상이 일찍 관측되고, 지구가 목성에서 멀어졌을 때는 최대 22분 늦게 관측되었습니다. '레메르'는 지구가 목성에서 멀리 있을 때는 이오로부터 반사되어 나오는 빛이 더 늦게 도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레메르'는 빛이 지구 공전 궤도에 따라 최대 22분 더 늦게 도달하는 것을 이용해 광속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 공전 궤도의 지름은 약 3억 km이고 빛은 이 거리를 지나는데 22분이 걸린 셈입니다. 그래서 빛의 속력은 다음과 같이 약 초속 22.7만 km로 계산되었습니다. 지금 정밀히 측정된 빛의 속도보다 약 24% 낮은 속력이지만 최초로 빛의 속도를 정밀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측정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1729년 '제임스 브레들리'는 '레메르'와 같이 전체의 관측 결과를 이용해 더욱 정밀하게 빛의 속력을 계산했습니다. 바로 광행차를 이용해 빛의 속도를 계산한 것입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빗속을 우산을 쓰고 달리는 사람은 우산을 이동 방향으로 기울여야 비를 잘 막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움직임으로써 비가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같은 원리로 태양을 약 시속 10만 km로 공전하는 지구로 들어오는 빛은 실제 각도보다 기울어져 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별이 실제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관측됩니다.

 이와 같이 지구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별로부터 온 빛은 지구 지표면에 최대 20.5도만큼 더 기울어져서 들어오게 됩니다. 이 각도 차이와 별과 지구 사이의 거리, 공전 속도 그리고 삼각함수를 이용하여 빛의 속력을 계산할 수 있는데 지구 공전 속도는 약 초속 29.8km 20.5도의 탄젠트 값은 약 0.0001입니다. '298,000km/s=29.8km/s÷0.0001' 그러므로 빛의 속도는 약 초속 29만 8천 km로 계산됩니다. 

실험 장치를 이용한 빛의 속도 측정

 1850년쯤에 '아르망 피조'는 최초로 천문 현상이 아닌 실험 장치를 이용해 빛의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상단의 그림은 '피조'의 실험 기구를 간략화한 그림입니다.

 실험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광원에서 나온 빛이 빛의 50%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통과시키는 반사 거울을 만납니다. 반사 거울에 반사된 빛이 톱니 사이를 지나 8.6km 떨어진 벽면 거울에 반사되어 되돌아옵니다. 이때 상황은 톱니바퀴의 회전 속도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관측자는 빛의 밝기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톱니가 느리게 회전하면 벽면 거울에 반사된 빛이 다시 되돌아와 톱니 사이 그리고 반사 거울을 지나 우리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관측자는 빛이 어두워짐을 알아차립니다. 톱니가 충분히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면 평면거울에 반사되어 되돌아온 빛이 톱니에 가로막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톱니가 회전한 시간이 빛이 왕복 17.2km를 여행하는 동안 걸린 시간이므로 이를 이용해서 빛의 속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톱니가 네 개인 톱니바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톱니 네 개짜리 톱니바퀴가 1초에 한 바퀴에 회전한다면, 1번 자리의 톱니가 1초 동안 2, 3, 4번의 자리를 거쳐 다시 1번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4분의 1초에 한 번씩 다른 톱니바퀴의 자리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1초에 두 번씩 회전한다면 1초 동안 1번 톱니가 2, 3, 4번의 자리를 거쳐 다시 1번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두 번 반복합니다. 그래서 8분의 1초마다 한 칸씩 이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톱니가 10개이고 1초에 한 번씩 회전한다면 10분의 1초에 한 번 톱니가 한 칸씩 이동합니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초÷초당 회전 수÷톱니수'. 톱니가 톱니 사이를 지나갔던 빛을 가로막기 위해서는 한 칸이 아니라 반 칸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2로 나눠야 합니다.

 '피조'는 720개의 톱니가 달린 톱니바퀴를 이용하였고 이것이 초당 12.6번 회전해야 빛이 돌아오지 못하고 톱니에 막힌다는 관측 결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므로 톱니가 반칸 이동하는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1초÷12.6회÷720÷2=0.000055s'. 이는 빛이 평면거울에 부딪혀 돌아오기까지 17.2km를 이동한 시간을 나타냅니다. 이를 이용해 계산하면 '17.2km/0.000055 s=312,727km/s'. 빛은 초속 약 31만 km의 속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르망 피조'와 '장 푸코'는 피조의 톱니바퀴 실험 장치와 비슷한 원리의 회전 거울 장치를 이용해 광속을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그리고 '마이컬슨' 또한 '푸코'의 실험과 동일하게 회전 거울 장치를 이용했지만 더욱 정밀한 장치 구성으로 광속을 더욱더 정확하게 측정했습니다.

 '마이컬슨'의 실험 장치에서 빛은 작은 틈을 지나 8 각형의 회전 거울에 다다릅니다. 회전 거울에서 반사된 빛은 32km 떨어진 고정 거울에 반사되어 다시 8 각형의 회전 거울에 도달한 뒤 반대 방향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관측자가 이 빛을 관측함으로써 빛의 속도를 계산했습니다.

 빛이 35km 떨어진 고정 거울에 반사되어 되돌아왔을 때 회전 거울이 정확히 45도만큼 회전해 있어야 반대편 틈으로 빛이 관측됩니다. 그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회전한다면 반대편 틈으로 빛이 관측되지 않습니다.

 '마이컬슨'의 실험에서 거울의 회전 수는 초당 528회였습니다. 이때 거울이 45도만큼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1s/528/8=0.0002367s'. 이는 빛이 왕복 70km를 이동하는 시간을 의미하므로 빛은 초속 29만 km를 이동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 설명은 실험을 간략화한 것으로 '마이컬슨'의 실험에서는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8각, 12각, 16각 거울을 이용하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오목거울을 사용하였으며, 그에 따른 실험 오차를 모두 고려하여 광속을 ±4km 오차 범위에서 초속 29만 9,796km로 계산했는데, 현대의 장비로 측정한 광속인 29만 9,792km에 매우 근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에서의 빛의 속도의 의미

 현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빛을 측정할까? 사실 현대에 와서는 빛의 속도를 측정한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우주 세계의 1초는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세슘 133 원자가 91억 번 진동하는 시간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거리 1m는 빛이 진공 상태에서 2억 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간 거리로 정해졌습니다.

 이렇듯 거리가 광속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광속이 거리를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광속은 항상 1초에 2억 9천만 m를 달립니다. 설령 우주의 법칙이 바뀌어 빛의 속도가 달라진다고 해도 1m는 빛이 2억 9천만 분의 1초 동안 간 거리이기 때문에 빛은 항상 초속 2억 9,979만 2,458m로 우주를 달릴 것입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