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 / 2023. 2. 8. 11:03

[과학 지식] 유전자를 편집하면 초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유전자 조작 거미에게 물린 사람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피터 파커'는 유전자 조작 거미 실험실에 갑니다. 그곳에서 '피터'는 유전자가 조작된 거미에게 손을 물리게 되는데 그날 그는 오한, 발열, 현기증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그의 몸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안경을 쓸 정도로 안 좋았던 눈의 시력이 좋아졌고 없던 근육이 생겼으며, 몸이 좋아졌습니다. 또 손에서 거미줄이 발사되고 인간을 넘어선 반사 신경도 생겼습니다. 손에서는 가시 같은 것이 돋아나 건물을 오를 수도 있고, 신변에 위험이 생기면 센서가 작용하여 알려줍니다. 그렇게 평범한 청년이었던 '피터 파커'는 뉴욕시를 지키는 영웅 스파이더맨이 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처럼 유전자가 조작된 거미에 물린다고 해서 인간의 유전자가 거미처럼 변화하고 초인적인 힘을 얻는 게 가능할까? 이러한 사실을 알고 싶다면 DNA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DNA란 무엇인가?

 DNA는 세대를 걸쳐서 전해집니다. 그리고 모든 생물의 기능, 성장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식물, 물고기, 동물이고 인간이고 할 것 없이 모든 살아있는 것 안에는 DNA가 있습니다.

 DNA는 두 개의 긴 가닥이 서로 꼬여 있는 이중나선 구조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DNA는 사람마다 다른 고유의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유전 정보는 사람의 몸 안에서 어떤 세포를 만들어야 되는지부터 인간의 몸 전체적인 모습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정보까지 들어있습니다.

 인간의 경우에는 네 가지 코드로 조합된 유전 정보가 32억 쌍이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DNA 안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있어서 각각의 정보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DNA를 읽어내는 기술은 크게 발전했고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그려낼 정도가 됐습니다.

 인간들은 유전자 정보 지식을 계속 쌓아 나갔습니다. 혈우병, 다운증후군, 색맹 등등은 인간의 DNA 염기 서열에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병을 가진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바꿀 수 있다면 이러한 병들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유전자 변이 때문에 생기는 암이나 희귀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과학자들은 하게 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유전자 정보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복사하고 잘라내는 유전자 편집 기술입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의 편집

 이 기술에는 DNA를 잘라서 수술하는 도구인 유전자 가위가 필요합니다. 만약에 색맹을 치료하고 싶다면 색맹에 영향을 주는 해당 DNA를 찾을 때까지 이 DNA 정보를 읽어 내려간 후에 색맹과 관련한 DNA 정보를 자릅니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색을 볼 수 있는 새로운 DNA를 삽입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색맹과 관련된 DNA만 정확히 잘라낼 수 있을까? 놀랍게도 이 방법은 인간의 몸이 세균으로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체계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만약에 인간의 몸에 바이러스가 침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럼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은 세포는 그 즉시 방어 시스템을 가동해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죽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있던 특정 DNA를 잘라서 기억해 둡니다. 이 잘라낸 바이러스의 DNA를 자신의 DNA 사슬의 맨 끝에 이어 붙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의 면역 체계는 바이러스의 DNA를 분석한 다음에 유전자 끝에 붙여서 저장해 둡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바이러스가 다시 공격해 오면 DNA안에는 이전에 저장해 둔 바이러스의 정보를 이용해서 바이러스를 막아내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로 DNA 가위를 개발했습니다.

 미 버클리대 연구팀의 DNA 가위가 가장 유명합니다. 초정밀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이 버클리대의 크리스퍼 가위는 가이드 RNA, Cas9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여기서 가이드 RNA는 DNA에서 특정 부분을 자르라고 명령하고, Cas9은 그곳으로 가서 잘라내는 집행을 합니다. 만약에 과거에 침입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온다면 가이드 RNA는 저장된 정보로 그 바이러스를 죽이라고 명령할 것이고, Cas9은 바이러스 DNA로 가서 이를 잘라 죽이는 집행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이 가이드 RNA를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인간이 가이드 RNA에게 색맹 유전자를 없애라고 조작된 명령을 한다면 이 조작된 명령을 들은 Cas9이 색맹 DNA를 잘라내는 것입니다. 그 후에는 색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전자를 새로 주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색맹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은 식물, 물고기, 곤충, 동물 심지어 인간까지 사례가 엄청 많습니다. 식물에는 GMO 유전자 변형으로 썩지 않는 토마토가 있고, 물고기에는 유전자가 변형된 연어가 개발되어 보통의 연어보다 성장 속도가 두 배나 빠르다고 합니다. 미 FDA는 이 유전자 변형 연어를 시판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곤충의 사례에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완전히 멸종시키고자 모기의 유전자를 변형시켜서 완전히 생식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생식이 불가능한 모기는 더 이상 다음 세대의 모기를 만들 수 없고, 모기들은 지구에서 사라져서 더 이상 인간들의 피를 빨아먹지도 못하고 질병을 옮기지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동물의 사례도 있습니다. 1999년 미국의 공동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쥐에게 지능을 담당하는 nr2b 유전자를 주입하여 쥐가 더 똑똑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쥐가 미로를 통과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으며, 학습 능력 또한 향상됐습니다.

 아직까지는 논의가 필요한 단계이지만 인간도 DNA 편집이 적용 가능합니다. 한국의 동국대화학과 연구팀원은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유전자 bace1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서 잘라내는 방법을 성공시켰습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생쥐에게 bace1 유전자 부분만 잘라냈더니 건강한 쥐 하고 비슷하게 기억력이 돌아왔습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는 효과를 입증한 것입니다.

현재의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기술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기술은 또 다른 질병이 나올 수도 있고, 질병을 치유하는 목적이 아니라 아기의 키를 더 크게, 아이큐는 200으로 만들어 버린다던가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유전자 조작을 행할 수 있는 등 수많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유전자가 조작된 거미에게 물리면 스파이더맨처럼 변하는 게 가능할까? 아직까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유전자가 조작된 슈퍼거미라고 해도 그 어떤 부작용도 없이 인간의 신체 능력을 한 번에 뛰어나게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인간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은 걸음마 단계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편집 또한 과학계에서는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화 스파이더맨은 공상과학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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