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냉동인간은 누구인가?
1967년에 버클리대 교수 '제임스 베드퍼드'는 본인의 유언으로 가족들이 그의 시신을 냉동한 최초의 냉동인간입니다. 냉동되어 있는 그의 시신 상태가 확인된 것은 1991년입니다.
냉동 인간은 1964년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에틴거'가 자신의 논문에서 일단 시신을 냉동시켜 놓으면 과학 기술의 발전이 해동의 방법을 찾아줄 것이라고 최초로 주장했습니다.
세계 최대 냉동인간 업체 Alcor 생명 연장재단의 공동 창업주 '린다 체임벌린'은 그곳에 세 명의 가족을 냉동 보관하고 있습니다. 현재 Alcor에 냉동 보관이 되어있는 시신은 150여 구입니다. 미국의 유명 록가수부터 일본, 중국인에 이르기까지 국적도 다양합니다. 전신 냉동을 하려면 20만 달러, 한국 돈으로 이억 사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현재 2,000여 명이 냉동인간이 되겠다고 신청을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냉동인간이 되는 두 가지 방법
냉동인간이 되는 순서를 보자면, 사망 선고 직후 얼음 통에 넣어 냉각시킨 시신이 옮겨지면서 본격적인 냉동 과정이 진행됩니다. 먼저 열여섯 가지 약물을 주입합니다. 이 약물은 장기의 손상을 막으려는 조치입니다. 현재로서는 인간의 장기를 냉동하였다가 완벽하게 해동시키는 과학 기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Alcor에서 진행하는 냉동 처리는 현재 과학 기술의 수준에서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법들이며 모든 과정은 의사들의 손에 의해 진행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시신의 몸에서 혈액을 빼내는 작업인 두 번째 단계가 남았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시신에 단 한 방울의 혈액도 남겨놓아서는 안 됩니다. 피가 돌지 않는 인간이 살아있는 인간일까? Alcor는 해동 과정에서 수혈을 통해 복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혈액을 빼낸 뒤에는 동결 방지제가 투여됩니다. 냉동은 물이 얼음이 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 분자의 부피가 커지면서 얼음 결정인 뾰족한 창과 같은 형태로 모양이 바뀝니다. 문제는 이 얼음 결정이 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는 점입니다. 냉동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얼음 결정이 생깁니다. 세포를 파괴하는 얼음 결정을 막아내지 못하면 냉동 인간은 결코 살아날 수 없습니다. 이 얼음 결정 생성을 막아주는 동결 방지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화 과정입니다. 동결방지제를 투여하면 시신이 유리와 같이 말끔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동결방지제는 세포에 침투해 수분을 세포 밖으로 빼내는 삼투압 현상을 일으킵니다. 동결방지제를 투여하면 세포는 말랑말랑한 젤리와 같은 상태로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뾰족한 모양의 얼음 결정은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냉동인간도 이러한 동결방지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신의 냉동 처리 과정이 끝나면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액화 질소 탱크에 냉동인간을 보관하는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시신은 특수하게 제작된 냉동 캡슐에 보관됩니다. 보관 과정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첫 번째 단계는 급격한 온도 변화가 신체에 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서서히 액화 질소를 수증기처럼 분사해 시신을 얼려 나가는 것입니다. 신체가 완전히 냉각되면 그때 두 번째 단계인 특수 캡슐로 옮겨집니다. 그리고 영하 196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해동의 그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액화 질소는 현재 가장 완벽한 냉동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 냉장고의 냉동고 온도가 평균 영하 20도인데, 액화 질소 캡슐 안은 냉동고의 약 20배에 달하는 냉각 상태입니다. 만약 액화 질소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비상벨이 울리고 긴급 사태가 벌어집니다. 냉동이 풀려 시신이 녹으면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냉동 보관실에서는 하루에 네 번의 정기 검사를 통해 액화 질소의 양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이제 냉동인간이 되는 모든 과정이 끝났습니다. 과연 언제쯤 저 냉동인간이 들어있는 캡슐의 뚜껑이 열리게 될 것인가?
인간의 뇌만 따로 냉동시키는 방법은 전신을 냉동할 때보다 훨씬 간단하고 빠릅니다. 그리고 해동이 되었을 때 과거의 신체가 아닌 새로운 몸을 갖게 됩니다. 물론 얼굴도 달라집니다. 어쩌면 훨씬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 최초의 냉동인간 소설가인 '두홍'은 2015년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뇌만 따로 냉동했습니다. '두홍'의 딸은 아버지의 뇌만 얼린 이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합니다.
스무 살 나이에 뇌종양을 앓은 여대생 '킴스워지'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녀는 뇌종양의 고통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어 뇌만 따로 냉동한다고 밝혔습니다. 뇌종양을 치료할 수 있게 되면 해동시켜 고쳐 달라는 것입니다.
뇌만 냉동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신장이나 간, 심장 등을 얼리는 장기 냉동 보관입니다. 기본적인 처리 방식은 전신 냉동과 같습니다. 시신에서 머리만 따로 떼어낸 후에 혈액을 빼낸 뒤 동결보존제를 넣고 냉각시키는 방법입니다. 현재에는 어떠한 장기도 냉동 보관이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뇌를 이식한 사례도 없습니다.
깨어난 뇌는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고 있을 것인가?
Alcor 생명 연장재단은 뇌는 머리뼈라는 안전장치가 있어 손상을 막을 수 있고, 무엇보다 해동된 뒤 전혀 달라진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뇌는 인체 모든 기능을 관장하고 기억과 언어, 감정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뇌는 그 구조가 복잡하고 치밀합니다. 이러한 뇌가 과연 냉동과 해동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의사이자 과학자인 '에릭 비어리'는 손상을 막을 방법은 물론 손상을 회복시키는 방법까지 연구되었을 때 깨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냉동상태에서 깨어났는데 기억과 자아를 관장하는 부분에 손상을 입어 기억을 모두 잃었어도 내가 나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을 해결하려면 인간의 뇌를 완전히 정복해 신경망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뇌연구원의 경우 생쥐의 뇌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에 관한 연구, 특히 냉동된 뇌에 관한 연구는 아직 시도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냉동된 뇌에서 정보를 그대로 가져오고자 한다면 수 나노미터 정도 되는 미세한 구조가 그대로 보존이 되어야 하고, 그 구조 안에 있는 단백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입니다.
최근 과학계는 뇌의 구조를 전산화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뇌의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지도를 만들어 보면 기억과 정체성을 코드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현재 연구 작업은 아주 작은 크기의 생쥐의 뇌, 그것도 아주 일부분만 밝혀냈을 뿐입니다. 뇌를 전국에 있는 도로에 비유한다면 고속도로의 정보만 알아냈다는 뜻입니다. 국도나 골목길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밝히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생쥐 뇌의 신경 한 가닥을 형상화한 지도를 가정해 보면 지도에서 비교적 넓게 드러난 곳이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입니다. 만약 인간의 뇌에 대한 지도를 만들려면 전 세계에 있는 데이터 저장 용량의 절반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의 뇌 지도를 만드는 것은 하나의 연구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협력하여 서로 나누어서 뇌의 지도를 만들게 된다면 훨씬 더 이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나라에서 협력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 뇌에 관한 연구가 이제 막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냉동과 해동 과정을 거쳤을 때 뇌가 얼마나 손상될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지금은 동결 방지제를 이용해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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