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 / 2023. 2. 12. 11:41

[과학 지식] 인간이 화성에 갈 때 부딪히는 난관들

화성 탐사의 시대

 '로버트 고다드'가 1920년대에 액체 로켓을 실험하던 때만 해도 사람들 대부분은 달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 달 탐험이란 과학과 공상 사이에 서 있는 불확실한 미래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현재에는 화성으로 가는 일이 그 당시의 달 탐험과 비슷한 위치인 듯합니다. 각 나라들이 화성으로 경쟁하듯이 탐사선을 보내고 민간업체 또한 화성으로 향하는 로켓을 실험하는 시대이지만 정말로 인간이 화성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가득합니다. 그 이유는 화성으로 가는 것은 달에 가는 것과는 다르게 며칠 만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로켓 기술과 화학 연료로 화성까지 가는 데는 7개월에서 9개월이 걸립니다. 왕복으로는 2년 이상이 걸리는 긴 여행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의 여행에서 인간은 우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 안에서는 어떤 문제에 부딪힐까? 그리고 여러 가지 위험과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화성에 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면서 화성으로 가는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과학과 공상과학의 사이를 오가면서 인간이 화성에 갈 수 있을 가능성과 한계점을 알아보겠습니다.

무중력과 방사선으로 인한 위험성과 극복하는 방법

 화성으로 가는 여행길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오랫동안 무중력 상태의 좁은 공간에 갇힌 채 각종 우주적 위험과 사투를 벌이는 고행길입니다.

 나사의 연구에 따르면 우주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현재 알려진 것만 34가지나 됩니다. 그중 많은 위험 요소가 중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의 몸은 지구의 중력에 맞게 진화해 왔습니다. 세포부터 골격 구조까지 1G에 적응해 온몸이 0G에 장기간 노출이 되면 건강에 안 좋을 것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을 통해 무중력 상태에 놓인 인간의 몸에 찾아오는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들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은 대부분 6개월 이상 장기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이 무중력 상태에 놓이면 제일 먼저 근육이 약해집니다. 근육을 잡아주던 중력의 힘이 사라지면서 온몸에 근육이 위축돼 탄력을 잃습니다. 다음은 세포에 가해지는 중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뼈에서는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인들의 골밀도는 한 달에 최소 1%씩 줄어들었습니다. 지구에 사는 노인의 골밀도가 1년에 1%씩 줄어든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닙니다. 골밀도 감소는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이나 신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들이 매일 2시간씩 의무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동이 모든 근육을 단련시키지는 못합니다. 운동 효과는 팔다리 근육과 주요 골격근에만 집중됩니다. 그 외에 수백 가지 근육들은 운동이 되지 않습니다. 지구에서는 중력이 운동으로는 단련되지 않는 근육들을 운동시켜 주지만, 우주에서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단련을 할 수 없습니다. 우주에서는 얼굴과 손가락에 있는 모든 미세 근육이 약해집니다. 힘줄과 인대도 약해집니다. 덕분에 척추가 늘어나고 키가 3~5cm 정도 커집니다. 키가 커져서 좋아할 사람도 있겠지만 대신 허리 통증으로 고생해야 합니다. 요통은 우주로 나간 사람들의 만성 질환입니다.

 중력이 없으면 눈도 침침해집니다. 우리 몸의 순환계는 혈액을 뇌까지 보낼 때 지구의 중력에 맞는 힘으로 올려 보내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힘으로 무중력 상태에서 펌프질 하면 혈액이 거칠게 솟구치게 됩니다. 온몸의 유체가 과도하게 흐르고 눈에 많은 유체 압력이 가해집니다. 시신경에 염증이 생기고 미세 혈관이 손상됩니다. 실제로 우주에 나간 사람들의 3분의 2 이상이 우주에서 몇 달을 보낸 뒤 시력이 나빠졌음을 호소합니다. 1.0이던 시력이 0.2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나빠진 시력은 지구에 돌아왔을 때 나아지기도 하지만 영구적으로 손상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많은 문제가 무중력 때문에 발생합니다.

 무중력 여행이 이처럼 건강에 안 좋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공 중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SF 영화를 보면 인공중력 우주선이 종종 등장합니다. 먼 미래의 우주선이나 외계인들의 우주선에는 중력장 생성 장치 같은 것이 있어서 탑승자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지 않습니다. 영화 제작비의 감소라는 점에서 괜찮은 설정이겠지만 중력장이라는 기술은 현대 물리학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가상의 기술일 뿐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인공 중력을 구현하려면 원심력이 최선입니다. 손으로 양동이를 잡고 몸통 주변을 휘두르듯이 돌려서 물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영화 '마션'의 '헤르메스호'에는 회전하는 허브가 중심에 있어서 탑승객들이 무중력을 느끼지 않고 우주여행을 합니다. 하지만 '헤르메스호'처럼 거대한 우주선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지구 궤도에서 조립해야 하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로버트 주브린'이라는 항공우주공학자이며 미국 화성협회 회장은 조금 더 비용을 적게 들일 수 있는 인공 중력 우주선을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영화 '스토어웨이'에서 비슷하게 구현되었습니다. 발사체의 상단부가 균형추로 사용되고 균형추는 캡슐과 연결됩니다. 캡슐과 균형추의 거리가 1,500미터일 때 분당 2회전이면 지구의 중력과 비슷한 중력이 만들어집니다. 분당 1회전이면 화성의 중력과 비슷한 중력이 만들어집니다. 지구 중력과 비슷한 2회전에서 1회전으로 점점 중력을 줄여가면서 운항한다면 화성 착륙 후 바로 화성의 중력에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 같지만, 현재 나사의 화성 프로젝트에는 인공 중력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공중력 기술은 불확실한 것이며 비용적인 면에서도 얼마나 들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인공중력에 대한 기술과 관련하여 일본의 과학자들이 단 한번 실험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일본 모듈에 회전하는 장치를 설치하여 그곳에 쥐를 넣은 실험입니다. 쥐들은 인공 중력으로 만들어진 1G의 상태에서 35일 동안 잘 살아남았습니다. 성공적인 실험이라 할 수 있었지만 관련한 후속 실험이나 연구 계획이 아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열심히 운동하면서 화성까지 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우주에서 중력보다 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위험은 방사선입니다. 우주는 고요하지 않습니다. 우주라는 곳은 태양에서 나오는 입자들이 수시로 불어닥치는 아주 험한 공간입니다. 만약 화성으로 향하는 여정 중에 태양 폭풍을 만난다면 탑승객들은 거의 40 rem의 방사선에 노출될 것입니다. 그 양은 전신 CT를 40회 촬영했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과 같습니다. 비록 치사량 수준이 아니라 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암과 관련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태양 폭풍은 도착 하루 이틀 전에 감지할 수 있습니다. 태양 폭풍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폭풍 경보가 울린다면 하던 것들을 멈춘 후 곧바로 차폐 시설로 피하면 됩니다. 차폐 시설은 두꺼운 금속이나 물로 둘러싸인 구조물이 좋습니다. 특히 물은 태양 방사선을 잘 흡수합니다. 만약 차폐 시설을 설치할 경제적 여건이나 공간 등이 안 된다면 물탱크 뒤쪽이나 주방 같은 곳을 임시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임시 대피소만 잘 활용한다면 방사선 노출량이 5 rem 정도로 줄어들 것입니다. 5 rem이면 좋지는 않지만 끔찍한 정도는 아닙니다. 참고하자면 5 rem이라는 수치는 미국에서는 노동자의 방사선 노출 한계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은 불법이 되었습니다.

그 외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무중력과 방사선 외에도 우주여행의 위험 요소는 많습니다. 그 예로 의료적으로 수술 및 복잡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격리된 곳에서 생활함으로 인한 심리적 고립감이나 우주인들 간의 불화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는 물리적 위험보다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화성 여행은 자칫 총체적인 의학적 난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성 여행의 위험을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인공 중력, 차폐시설, 의료 지원 등이 없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성에 가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입니다. 여행 기간이 짧을수록 위험에 노출될 확률도 줄어들어서 그렇습니다. 화성까지 7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40일 만에도 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6년에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존스호는 단 41일 만에 화성의 공전 궤도를 지나쳤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감속입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빨리 갈 수 있습니다. 혹시 뉴호라이존스 호처럼 빠르게 날아가다가 화성 근처에서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면 어떻게 될까? 이 방법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려면 무게로 인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기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양의 연료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거대한 중력 가속도로 인해 우주인들의 몸이 짜부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속도가 빠를수록 감속은 그것에 맞게 천천히 해야 합니다. 나사를 비롯한 연구기관들은 화성에 가는 기간을 6개월 미만으로 줄이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지구와 화성 간의 순환선입니다. 순환선은 지구와 화성을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우주선입니다. 지구와 화성의 중력을 이용한 추진력으로 인해 연료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가속이나 감속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구에서 발사한 우주선은 지구 근처에서 순환선과 접촉을 하고, 화성에 다가갔을 때 분리해서 착륙하면 됩니다. 이러한 순환선을 제대로 현실화하려면 두 행성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기술과 순환선에 정확히 올라타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둘 다 아직 구현할 수 없는 기술들입니다. 하지만 순환선은 화성에 주기적으로 가게 된다면 뛰어난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화성 탐사로 인한 외부효과

 사람이 화성에 가는 것은 지금까지 많은 부분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위험 수준이 높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달 탐험이나 지구 저궤도 사업이 관광 자원 채굴 등으로 수익이 가능한 데 비해 화성은 아직 수익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화성에 가는 비용이 낮아질수록 그만큼 투자 가치는 높아질 것입니다.

 화성은 달보다 거주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미래의 화성은 본격적인 태양계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가 될 수 있으며, 소행성들의 자원을 유통하는 무역 기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유인 화성 탐사가 많은 시도 끝에 실패로 끝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얻는 이득은 클 것입니다. 우주 개발과 관련된 기술은 직접적인 이익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기술로 얻는 이익이 더 큽니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많은 첨단 기술이 20세기 우주 개발의 산물입니다. 우주복과 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탄소 섬유나 수많은 신소재가 탄생했습니다. 자동차 안전과 관련된 내비게이션, 에어백 등과 같은 기술은 우주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주 개발 기술이 크게 기여한 분야는 다른 무엇보다 의료 산업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MIR, CT 장치의 핵심 기술은 아폴로 우주선의 디지털 영상 처리를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라식 수술 장비, 심장 박동 조절 장치, 비접촉 체온계도 우주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기술입니다.

 화성으로 가는 장거리 여행은 달에 가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파생되는 기술로 생명을 연장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결과가 낙관적이진 않겠지만 파급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정말로 화성에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21세기 우주 시대를 이끌어가는 상징적인 질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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